Page 50 - 선림고경총서 - 13 - 위앙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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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 위앙록


               “나는 알겠는데.”
               “ 소금물이 얼마나 필요한지를 모르겠습니다.”

               “ 네가 모른다면 나도 답변하지 않겠다.”
               그날 저녁에 스님께서 다시 앙산스님에게 물으셨다.
               “오늘의 인연을 그대는 어떻게 간직하려는가?”

               “ 묻는 대로 대답하겠습니다.”
               “ 지금 그대에게 묻는다.어쩔 텐가?”

               “ 귀는 어둡고 눈은 침침하여 듣고 보는 것이 분명하질 못합
            니다.”
               “ 그 누가 문답을 하더라도 그대의 이 말보다 뛰어나지는 못

            하리라.”
               앙산스님이 절을 올리자 스님께서 말씀하셨다.

               “혜적아,오늘은 아침저녁으로 잃은 것이 적지 않구나.”



               37.

               스님께서 앙산스님에게 말씀하셨다.
               “그대는 홀로 회광반조(廻光返照)하라.다른 사람은 그대가
            깨달은 깊이를 모르니,그대는 실제로 이해한 바를 내게 보여다

            오.”
               “ 제가 보건대 이 자리에는 부처를 이루었다[圓位]할 것도 없

            으며 한 물건,한 깨달음도 스님께 드릴 수 없습니다.”
               “ 부처를 이루었다 할 것도 없는 자리는 원래 그대가 알음알
            이를 내는 자리로서 마음[心]과 경계[境]를 아직 여의지 못한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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