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53 - 선림고경총서 - 13 - 위앙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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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산록/四家語錄 53


               앙산스님은 세 차례 말씀을 올렸는데[呈語],첫째는 “본다 해
            도 소리나 물질[聲色]에 걸리고 보지 않는다 해도 걸립니다”하

            자,스님께서는 “미세하기는 새털 끝 같고 차갑기는 한겨울의
            서릿발과 같다”고 하셨다.두 번째는 “성색의 밖에서 누가 만나
            려고 합니까?”라고 하자,스님께서는 “방외(方外:세속을 떠나

            도를 닦는)의 도리에 막힌 성문(聲聞)일 뿐이다”하셨으며,세
            번째는 “두 거울이 서로 비출 때 그 가운데 아무런 물상이 없습

            니다”라고 말하자,스님께서는 “이 말이 맞다”하셨다.
               앙산스님이 다시 여쭈었다.
               “스님께서는 백장 노스님의 처소에서 어떻게 정어하셨습니

            까?”
               “ 나는 백장스님의 처소에서 정어(呈語)하기를 ‘마치 수많은 밝

            은 거울이 상(像)을 비추면서 빛이 서로를 비추는 것처럼,진진찰
            찰(塵塵刹刹)이 서로를 조금도 의지하지 않습니다’라고 했다.”
               그러자 앙산스님은 절을 올렸다.




               41.
               스님께서 하루는 향엄스님에게 물으셨다.

               “그대는 백장스님의 처소에 살면서,하나를 물으면 열을 대
            답하고 열을 물으면 백을 대답했다고 하던데 이는 그대가 총명

            하고 영리하여 이해력이 뛰어났기 때문일 줄 안다.그러나 바로
            이것이 생사의 근본이다.부모가 낳아 주기 전 그대의 본래면목
            에 대해 한마디 말해 보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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