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57 - 선림고경총서 - 13 - 위앙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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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산록/四家語錄 57
현각(玄覺)스님은 말하였다.
“말해 보라!여래선과 조사선이 나뉠 수 있는지 없는지.”
장경 혜릉(長慶慧稜:854~932)스님은 말하였다.
“한꺼번에 눌러 버렸다.”
운거 청석(雲居淸錫)스님은 따져 물었다.
“대중 가운데서 여래선은 얕고 조사선은 깊다고들 생각하는데,
향엄의 경우 당시에 어째서 ‘무엇이 조사선입니까?’하고 묻질
않았을까?이 한마디 질문을 하였더라면 어느 곳에 조사선이 있
으랴?”
낭야 혜각(瑯王耶慧覺)스님은 말하였다.
“무제(武帝)는 신선이 되고자 했으나 신선이 되지 못하였고,왕
교(王橋)는 단정히 앉아서 하늘로 올랐다.”
위산 철(潙山喆)스님은 말하였다.
“향엄스님은 위로는 한 조각의 기와도 없고,아래로는 꽂을 바
늘도 없이 적나라하여 손을 댈 곳이 없었다고 할 만하다.그러나
앙산스님이 아니었더라면 그를 놓칠 뻔했다.어째서인가?차디찬
눈과 서리가 없으면 송백(松栢)의 지조를 어찌 알겠는가!”
대혜 종고(大慧宗杲)스님은 말하였다.
“위산스님이 한마당의 꼭두각시놀이를 훌륭하게 가르쳐냈구나.
좋긴 매우 좋으나 무엇이 과연 좋은 점인가.손발의 놀림을 얼굴
마다 구경하나 말은 다른 사람이 하는 줄을 어찌 알랴!”
42.
스님께서 상당(上堂)하여 말씀하셨다.
“여러분은 대기(大機)를 얻었을 뿐 대용(大用)을 얻지는 못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