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58 - 선림고경총서 - 13 - 위앙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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였다.”
이때에 구봉 도건(九峯道虔)스님이 대중 가운데서 쓱 빠져나
갔다.스님께서 그를 불렀으나 다시는 돌아보질 않았으므로 스
님께서 말씀하셨다.
“이 사람은 법기(法器)가 될 만하군.”
하루는 스님을 하직하며 구봉스님이 말하였다.
“저는 스님을 이별하고 떠나갑니다만 천 리 밖에서도 좌우를
떠나지 않겠습니다.”
스님께서는 안색이 변하며 말씀하셨다.
“잘 해보게.”
43.
영운 지근(靈雲志勤)스님이 처음 위산에 있으면서 복숭아꽃을
보고는 도를 깨닫고 게송을 읊었다.
검(劍)을 찾기 30년 세월
몇 번이나 낙엽 지고 싹이 돋았나.
복숭아꽃 한 번 본 뒤로는
지금까지 다시는 의심치 않네.
三十年來尋劍客 幾回落葉又抽枝
自從一見桃華後 直至如今更不疑
스님은 이 게송을 보시고 그가 깨달은 것을 따져 물어 서로
부합하자 이렇게 말씀하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