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56 - 선림고경총서 - 13 - 위앙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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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6 위앙록
“이는 지난번 일을 기억으로 말하는 것이네.정말로 깨쳤다
면 달리 설명해 보게.”
향엄스님이 또 게송을 지어 말하였다.
지난해 가난은 가난이 아니고
금년의 가난이 진짜 가난이네.
작년의 가난은 바늘 꽂을 땅이라도 있더니
금년의 가난은 바늘마저 없구나.
去年貧未是貧 今年貧始是貧
去年貧猶有卓錐之地 今年貧錐也無
앙산스님은 말하였다.
“여래선(如來禪)은 사제가 알았다고 인정하겠네만 조사선(祖
師禪)은 꿈에서도 보지 못하고 있군.”
향엄스님은 다시 게송을 지어 말하였다.
나에게 한 기틀 있어
눈 깜박하는 사이에 그것을 보네.
이 이치를 깨치지 못하는 자에게
더 이상 사미(沙彌)라 부르지 말지어다!
我有一機 瞬目視伊
若人不會 別喚沙彌
앙산스님은 이에 스님께 보고드리고 말하였다.
“반갑게도 지한(智閑)사제가 조사선을 알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