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61 - 선림고경총서 - 13 - 위앙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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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산록/四家語錄 61


               “그에게 무슨 말을 했는지 말해 보게.”
               향엄스님이 앞에 했던 대화를 말씀드리자 스님은 말씀하셨다.

               “그가 뭐라 말하더냐?”
               “ 저를 매우 칭찬하였습니다.”
               스님은 비웃으시며 말씀하셨다.

               “나는 그 조무래기에게 봐줄 만한 데가 있는가 했더니 원래
            그랬었구나.그 사람은 이후로 어디에 머무르더라도 산이 가까

            이 있어도 땔감을 구할 수 없고,물이 가까이 있어도 물을 마실
            수 없으리라.”



               46.

               자국 감담(資國感潭)스님이 참례하자 스님께서 달을 가리켜
            보여주었는데 자국스님은 손을 세 번 내저었다.스님께서 말씀

            하셨다.
               “그대가 보지 못했다고 말하진 않겠네만 다만 대강 보았을

            뿐이다.”



               47.

               스님께서 법당에 앉아 계신데 고두(庫頭)스님이 목어를 치자
            화두(火頭)스님은 불덩이를 던지고 손뼉을 치며 크게 웃었다.스
            님께서는 “대중 가운데 저런 사람이 있다니”하시고,이윽고 불

            러서 “왜 그랬느냐?”하고 물으시니 화두스님은 말하였다.
               “제가 죽을 먹지 않았더니 배가 고팠습니다.그래서 목어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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