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60 - 선림고경총서 - 13 - 위앙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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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 위앙록


               그러자 소산스님이 질문하였다.
               “어떤 것이 소리나 물질에 떨어지지 않는 소식입니까?”

               스님께서 불자를 번쩍 세우자 소산스님은 말하였다.
               “이는 소리나 물질에 떨어진 소식입니다.”
               스님께서 불자를 내려놓고는 방장실로 돌아가 버리셨다.소

            산스님이 깨닫지 못하고 바로 향엄스님에게 하직인사를 하고 가
            려 하자 향엄스님이 물었다.

               “왜 더 머무르지 않는가?”
               “ 저는 스님과 인연이 없는 것 같습니다.”
               “ 무슨 인연을 말하는지 어디 얘기나 좀 해보게.”

               소산스님이 이윽고 앞에 했던 대화를 전해 주니 향엄스님은
            말하였다.

               “나에게 할 말이 있다.”
               “ 무슨 말씀입니까?”
               “ 말이 나와도 소리가 아니고 물질[色]이전이어서 물건도 아

            니다.”
               “ 본래 여기에 눈 밝은 사람이 있었군요.”
               이윽고 향엄스님에게 “앞으로는 스님께서 머무르는 곳이면

            제가 꼭 찾아뵙겠습니다.”
               그리고는 떠나갔다.

               스님께서 향엄스님에게 물으셨다.
               “소리와 물질에 관하여 물었던 그 조무래기 중은 어디에 있
            느냐?”

               “ 이미 떠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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