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59 - 선림고경총서 - 13 - 위앙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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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산록/四家語錄 59
“인연 따라 깨달아 통달하였으니 영원히 물러나거나 잃지 말
고 잘 간직하여라.”
44.
상림(上林)스님이 와서 참례하자 스님은 말씀하셨다.
“그대는 어찌하여 왔는가?”
“ 갑옷과 투구를 완전히 갖추었습니다.”
“ 모조리 풀어 버리고 와야만 나를 만날 수 있네.”
“ 풀어 버렸습니다.”
스님은 혀를 차시면서 말씀하셨다.
“쯧쯧,도적도 아직 쫓지 않았는데 풀어 버리고 어찌하겠다
는 건가?”
상림스님이 대꾸가 없자 앙산스님이 대신 말하였다.
“스님께서는 좌우의 사람들을 물리쳐 주십시오.”
스님께서 손으로 읍(揖)을 하시며 “네,네”하셨다.
상림스님은 그 뒤 영태(永泰)스님을 참례하고서야 그 뜻을 깨
닫게 되었다.
45.
소산 광인(疏山匡人)스님이 참례하러 왔다가 스님께서 시중
(示衆)하시는 것을 들었다.
“행각(行脚)하는 선객이라면 모름지기 소리나 물질[聲色]안
에서 잠을 자고,소리나 물질 안에서 앉고 누워야만 하느니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