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62 - 선림고경총서 - 13 - 위앙록
P. 62
62 위앙록
리를 듣고 기뻐하였습니다.”
스님께서 고개를 끄덕이셨다.
뒷날 경청 도부(鏡淸道怤:864~937)스님이 기뻐하며 말하였다.
“위산스님의 대중 가운데 사람이 없는 줄 알 뻔하였다.”
와룡 구(臥龍球)스님이 말하였다.
“하마터면 위산스님의 대중 가운데 사람이 있는 줄 알 뻔하였
다.”
48.
스님께서 진흙으로 벽을 바르시는데 상공 이군용(李軍容)거사
가 찾아와 관복을 입은 채로 스님 뒤에 와서 홀(笏)을 단정히 들
고 서 있었다.스님께서 돌아보시고는 다시 곁의 진흙 소반에서
진흙을 집으려는 시늉을 하자 이군용거사는 홀을 움직여 진흙을
받아내는 시늉을 하였다.스님께서는 진흙 소반을 던져 버리고
함께 방장실로 돌아갔다.
암두 전활(巖頭全豁:828~887)스님은 이 말을 듣더니 말하였
다.
“아아!약해져 가는 불법이여.가엾은 위산스님이 벽 바르는
것도 마치질 못하다니.”
명초 덕겸(明招德謙)스님은 말하였다.
“당시에 어떻게 했어야 암두스님에게 간파당하지 않을 수 있
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