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64 - 선림고경총서 - 13 - 위앙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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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4 위앙록
스님께서 벌렁 눕는 시늉을 하시자 유철마스님은 나가 버렸
다.
정자 사일(淨慈師一:1107~1176)스님은 말하였다.
“대중들은 말하기를 ‘누워 버린 것은 가지 않는다는 뜻이므로
유철마는 분하고 수치스러워 가버렸다’라고 하나,그렇지 않다.
평소에 위산 늙은이의 허리를 꺾을래야 꺾을 수 없더니 철마스
님에게 한번 밀려 자빠지고는 지금까지 일어나지 못한다는 것을
전혀 몰랐다 하리라.위산스님을 부추겨 일으키려 하느냐.대중
은 한마디 던져 보아라.”
대꾸가 없자 스님은 주장자로 대중들을 몽땅 쫓아 버렸다.
51.
스님께서 하루는 원주스님을 불러서 그가 곧 오자 말씀하셨
다.
“내가 원주를 불렀는데 네가 왜 왔느냐?”
원주스님은 대답하지 못했다.
조산 본적(曹山本寂:840~901)스님은 대신 말하였다.
“스님께서 저를 부르지 않았다는 것을 알겠습니다.”
또 시자를 시켜 수좌를 불러 오라 하시고서는 수좌가 오자
말씀하셨다.
“나는 수좌를 불렀는데 네가 왜 왔느냐?”
수좌 역시 대답을 못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