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55 - 선림고경총서 - 14 - 조동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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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산록/五家語錄 55
그러자 스님은 시자를 불러 과자상을 물리라고 하셨다.
오조 사계(五祖師戒)스님은 달리 수좌에게 말하였다.
“아침이 오거든 다시 초왕(楚王)에게 헌납해 보아라.”
낭야 혜각스님은 말하였다.
“동산스님이 아니라면 어떻게 그렇게 판별할 수 있었으랴.그
렇긴 하나 동산스님도 한 수 부족하다.”
위산 철(潙山喆)스님은 말하였다.
“여러분은 동산스님의 귀결처를 알았느냐?몰랐다면 더러는
시비득실로 알고 있으리라.내가 말하겠다.이 과자는 태수좌만
먹지 못할 뿐만 아니라,온누리 사람이 온다 해도 눈 바로 뜨고
엿보질 못하리라.”
운개 본(雲蓋本)스님은 말하였다.
“동산스님에게 허공을 찢어 버릴 쇠몽둥이가 있긴 했으나 깁
고 꿰맬 바늘과 실은 없었다.그가 ‘움직이며 작용하는 데 허물
이 있습니다’라고 말하자마자 ‘수좌는 과자를 먹어라’했어야 했
다.거기서 태수좌가 납승이었다면 먹고 나서 토해야 한다.”
남당 정(南堂靜)스님은 말하였다.
“동산스님은 장막 안에서 계획을 세워 천 리 밖에서 승부를
결판하는 솜씨였고,태수좌는 온몸이 입이어서 이치는 있었으나
펴기가 어려웠다.”
위산 과(潙山果)스님은 말하였다.
“동산스님은 양민을 짓눌러 천민을 만들었고,태수좌는 이치는
있었으나 펴기가 어려웠다.나는 길을 가다가 부당한 일을 당하
면 치욕을 씻으려고 한다.당시에 그런 질문을 들었더라면 ‘영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