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57 - 선림고경총서 - 14 - 조동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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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산록/五家語錄 57
다른 스님 하나가 스님께 이 말씀을 드렸더니 스님은 말씀하
셨다.
“그가 그때 무엇 때문에 ‘무슨 행을 말하는지 잘 모르겠다’고
말해 주지 않았을까?”
그 스님이 말씀을 옮기자 수유스님이 말하였다.
“부처의 행이지,부처의 행.”
그 스님이 돌아와 스님께 말씀드렸더니 스님은 말씀하셨다.
“유주(幽州)라면 그래도 괜찮을 듯한데 가장 괴로운 곳은 신
라이다.”
동선 제(東禪齊)스님은 염(拈)하였다.
“이 말에도 의심이나 잘못이 있느냐?있다면 말해 보라.어느
곳이 잘못되었는지를.없다면,또 ‘가장 괴로운 곳은 신라’라고
하였는데 그것도 점검해 낼 수 있느냐?수유스님은 ‘행이라면 없
질 않으나 깨달음이 있다 하면 틀린다’하였고,여기에 동산스님
이 거듭 ‘이는 어떤 행인가’하고 되묻게 하니 ‘부처의 행’이라
대답하였다.그 스님이 알고 물었는지,모르고 물었는지를 판단
해 보라.”
그 스님이 다시 물었다.
“어떤 것이 사문의 행입니까?”
스님께서 말씀하셨다.
“머리는 석 자[三尺],목은 세 치[三寸]라네.”
스님은 시자더러 이 말을 가지고 삼성 혜연(三聖慧然)스님에
게 묻도록 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