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56 - 선림고경총서 - 14 - 조동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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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靈山)의 수기(授記)가 이 같은 데에 이르진 않았다’하고,대꾸하
려는 순간 과자를 면전에 확 집어던졌으리라.그렇게 함으로써
그의 숨통을 끊었을 뿐만 아니라 후인들의 망상을 없애 주었으
리라.”
정자 창(淨慈昌)스님은 말하였다.
“동산스님이 이렇게 과자상을 물리게는 했으나 요컨대 태수좌
의 입은 막지 못했다.”
21.
스님께서 유상좌(幽上座)가 오는 것을 보시더니 급히 일어나
서 선상을 보며 뒤돌아 서자 유상좌는 말하였다.
“스님께서는 무엇 때문에 저를 피하시는지요.”
“ 그대가 나를 못 본 줄 알았네.”
22.
벼를 보는데 낭상좌(朗上座)가 소를 끌고 지나가자 스님께서
말씀하셨다.
“이 소를 잘 보도록 하게.남의 벼를 망칠라.”
“ 좋은 소라면 남의 벼를 망가뜨리지 않을 겁니다.”
23.
어떤 스님이 수유(茱萸)스님에게 물었다.
“무엇이 사문의 행(行)입니까?”
“ 행이라면 없지는 않지만 깨달음이 있다 하면 틀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