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59 - 선림고경총서 - 14 - 조동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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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산록/五家語錄 59
“수행하는 사람이 있습니까?”
“ 그대가 남자가 되면 그때 가서 수행을 하지.”
27.
스님께서 시중(示衆)하였다.
“납자들이여,늦여름 초가을에 이곳 저곳으로 갈 때 곧장 만
리 밖 풀 한 포기 없는 곳으로 가야 하리라.”
한참 잠자코 계시다가 다시 말을 이으셨다.
“만 리 밖엔 한 포기 풀도 없는데 어떻게 가랴.”
그 뒤에 누군가 석상(石霜)스님에게 이 말씀을 드렸더니 석상
스님이 말하였다.
“어째서 문만 나서면 바로 풀이라고 말하지 않는가.”
스님께서 듣고는 말씀하셨다.
“이 나라에 이런 이가 몇 명이나 있을까.”
대양 경현(大陽警玄:942~1027)스님은 말하였다.
“지금 문을 나서지 않고도 풀이 가득하다고 말하리라.말해 보
라.어느 곳으로 가야겠는가.”
한참 잠자코 있다가 말하였다.
“깎아지른 바위 온갖 푸른 풀을 지키지 말라.흰구름에 눌러앉
으면 종지[宗]가 오묘하지 못하리.”
백운 수단(白雲守端:1025~1072)스님은 말하였다.
“암주(菴主)를 볼 수 있다면 바로 동산스님을 볼 것이며,동산
스님을 본다면 암주를 보리라.동산스님을 보기는 쉬워도 암주를
보기는 어려운데,그가 주지(住持)에 얽매이지 않기 때문이다.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