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76 - 선림고경총서 - 14 - 조동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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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6 조동록
묘희(妙喜)스님은 말하였다.
“이렇게 어지러운 이야기로는 꿈에서도 3신(三身)을 보지 못하
리라.”
다시 말하였다.
“어째서 명치 끝에 침 한 방을 놓지 않느냐.”
스님 회하의 한 노숙(老宿)이 운암스님에게 갔다가 돌아오자
스님께서 물으셨다.
“운암스님께 가서 무얼 하였습니까?”
“ 모르겠네.”
대신 말씀하셨다.
“수북히 쌓였구나.”
55.
한 스님이 물었다.
“무엇이 청산과 백운의 아버지입니까?”
“ 빽빽이 우거지지 않은 자이다.”
“ 무엇이 백운과 청산의 아이입니까?”
“ 동서를 분별하지 않는 자이다.”
“ 백운이 종일 의지한다 함은 무엇입니까?”
“ 떠나지 못함이다.”
“ 청산이 아무것도 모른다 함은 무엇입니까?”
“ 둘러보지 않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