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77 - 선림고경총서 - 14 - 조동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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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산록/五家語錄 77


               56.
               한 스님이 물었다.

               “맑은 강 저쪽 언덕엔 어떤 풀이 있습니까?”
               “ 싹 트지 않는 풀이 있다.”



               57.
               스님께서 한 스님에게 물으셨다.

               “세상에서 어떤 중생이 가장 괴롭겠느냐?”
               “ 지옥이 가장 괴롭습니다.”

               “ 그렇지 않다.여기 가사 입고서 대사(大事)를 밝히지 못한
            것을 가장 괴롭다고 한다.”



               58.
               스님께서 한 스님에게 물으셨다.

               “이름이 무엇이냐?”
               “ 아무개입니다.”

               “ 무엇이 그대의 주인공이냐?”
               “ 뵙고 대꾸하는 중입니다.”
               “ 괴롭다,괴로워.요즘 사람들은 으레 모두 이러하니 단지 나

            귀가 앞서고 말이 뒤따라가는[通常事]줄만 안다 하겠다.‘자기
            를 위하려다가 불법이 가라앉는다’하더니 바로 이런 것이구나.

            객 가운데 주인[賓中主]도 알지 못하는데 어떻게 주인 가운데
            주인[主中主]을 알아내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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