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78 - 선림고경총서 - 14 - 조동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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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8 조동록


               “무엇이 주인 가운데 주인입니까?”
               “ 그대 스스로 말해 보라.”

               “ 제가 말한다면 객 가운데 주인이 됩니다.”


                 운거스님이 대신 말하기를,‘내가 말한다면 객 가운데 주인이
               아니라 하겠다’라고 하였다.



               “무엇이 주인 가운데 주인입니까?”
               “ 이처럼 말하기는 쉽다만 계속하기는 매우 어렵다”하시고는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아아,요즈음 도를 배우는 부류들을 보면
                 누구나가 문 앞만을 알 뿐이니
                 서울에 들어가 성주(聖主)께 조회하려 하면서
                 동관(潼關)에 이르러 그만두는 것과도 같구나.
                 嗟見今時學道流 千千萬萬認門頭

                 恰似入京朝聖主 祗到潼關卽便休


               59.

               스님께서 상당하여 말씀하셨다.
               “도는 사람에 합할 마음이 없고 사람은 도에 합할 마음이 없
            다.그 뜻을 알고 싶으냐?하나는 늙고 하나는 늙지 않는다.”



                 그 뒤에 어떤 스님이 조산(曹山)스님에게 물었다.
                 “무엇이 ‘늙는다’고 한 하나입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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