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82 - 선림고경총서 - 14 - 조동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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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2 조동록


               “무슨 뜻입니까?”
               “ 이 중이 도리어 이해하였군.다만 절을 하려 하지 않았을

            뿐이다.”


               약산스님이 한 스님에게 물었다.

               “어디서 오느냐?”
               “ 호남에서 옵니다.”

               “ 동정호의 물은 가득 찼더냐?”
               “ 아직은요.”
               “ 그렇게 오랫동안 비가 내렸는데 어째서 아직 차지 않았을

            까?”
               그 스님은 대꾸가 없었다.

               도오(道吾)스님이 말하였다.
               “가득 찼습니다.”
               운암스님이 말하였다.

               “담담(湛湛)하다.”
               스님은 이 문제를 두고 말씀하셨다.
               “어느 세월엔들 늘고 불고 한 적이 있더냐.”



               약산스님이 어떤 스님에게 물었다.

               “그대가 점을 칠 줄 안다고 들었는데 그렇느냐?”
               “ 그렇습니다.”
               “ 그렇다면 내 점 한번 쳐보아라.”

               그 스님은 대꾸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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