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40 - 선림고경총서 - 15 - 운문록(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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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것을 말하지 않으면 저것은 말하더냐?”
               “ 말하지 않습니다.”

               앙산스님이 “스님[大德]!”하고 부르더니 “승당에 가서 참구나
            하시오”하였다.그 스님이 떠나려 하자 앙산스님이 다시 그를 불
            렀다.그 스님이 “네”하자 “이리 가까이 오너라”하여 그 스님이

            가까이 가자 별안간 후려쳤다.
               스님께서는 이 이야기를 들려주고 말씀하셨다.

               “앙산스님이 마지막 한마디를 하지 않으셨다면 어찌 사람을 알
            아볼 수 있었겠느냐.”

               32.
               설봉스님이 어떤 스님을 앞으로 가까이 오라고 불러 그 스님이
            가까이 가자 말씀하셨다.

               “어디 가느냐?”
               “ 운력하러 갑니다.”

               “ 가 보아라.”
               스님께서는 이 이야기를 들려주고 말씀하셨다.
               “이는 말을 듣고 사람을 알아보는 것이다.”

               33.
               “ 회호(回互)와 회호하지 않음……”이라고 한 참동계(參同契)*의
                                                                    2 2)

            *남악 석두 희천(石頭希遷)스님은 참동계(參同契:같이 공부에 동참하자는 취
              지)를 지었다.여기서는 본문에 관계된 부분만 소개한다.
                신령한 마음 근원은 밝게 사무치나
                곁가지가 은연중에 가닥쳐 흐르니
                현상을 붙들면 아예 미혹한 것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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