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43 - 선림고경총서 - 15 - 운문록(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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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문록 中 143
“그대는 북쪽에서 한 마리 물빛소[水牯牛]*를 타고 여기 왔구
24)
나.”
이어서 주장자를 세우더니 말씀하셨다.
“천 마리 만 마리가 이리로 몰려와도 한 마리만 알아보도록 하
라는 말을 들어보지 못했느냐?”
38.
“ 나의 몸이 비었듯이 모든 법도 비었으니 천품만류(千品萬類)가
모두 동일하도다”하신 보공(寶公:梁나라 寶誌스님)스님의 게송을
들려주고는 말씀하셨다.
“그대는 서 있어도 선 줄을 보지 못하고 가면서도 가는 줄을
보지 못한다.4대 5온이라 할 것이 없는데 어느 곳에서 산하대지
를 보겠느냐.그대가 매일 발우를 들고 밥을 먹는데 무엇을 밥이
라 하겠으며 게다가 어느 곳에 한 톨의 쌀이 있다 하겠느냐?”
39.
“ 온갖 소리는 부처님 소리이고 모든 색은 부처의 색이다”한
구절을 들려주고서 불자를 세우더니 말씀하셨다.
“이것이 무엇이냐?불자라고 말한다면 촌구석 노파의 선(禪)도
모르는 것이다.”
40.
남방의 선객이 국사[慧忠]에게 묻기를,“여기 불법은 어떻습니
까?”하니 “몸과 마음이 일여(一如)하여 몸밖에 다른 것은 없다네”
하였다.
*물빛소:위산(潙山)스님의 물빛소 화두에서는 이것을 본래면목으로 사용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