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45 - 선림고경총서 - 15 - 운문록(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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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문록 中 145


            은 주장자를 보면 주장자라 할 뿐이다.가면 갈 뿐이고 앉으면 앉
            을 뿐이라 도대체 옴짝달싹 못 한다.”

               44.
               “ 모든 사물에서 나를 알아내고 시끄러운 시장에서 천자(天子)를

            알아보라”하신 협산(夾山)스님의 말씀을 들려주고는 다시 한마디
            하셨다.
               “한 티끌 일자마자 온 누리를 다 받아들인다.”

               45.

               “ 3세 모든 부처님이 불꽃 위에서 큰 법륜을 굴린다”하신 설봉
            (雪峯)스님의 말씀을 들려주고는 말씀하셨다.
               “불꽃이 3세 모든 부처님에게 법을 설하니 3세 모든 부처님이

            자리에서 일어나 법을 듣는다.”
               46.

               스님께서 차를 마시고 나서 찻잔을 들고 말씀하셨다.
               “3세 모든 부처님이 법을 다 들으시고는 모두 찻잔 밑을 뚫고

            내려간다.보이느냐,보여?모르겠거든 그럭저럭 오랜 시일을 지내
            면서 알아내도록 하라.”

               47.
               “ 빛이 경계를 비추지 않고 경계도 존재하지 않아서 빛과 경계

            양쪽 다 잊으니 그 무슨 물건인가”하신 반산스님의 말씀을 들려
            주고는 말씀하셨다.
               “온 누리가 다 큰 빛인데 무엇을 자기라고 하겠느냐?그대가

            빛을 알아버렸다면 경계도 성립하지 못하는데 무슨 똥 같은 빛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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