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47 - 선림고경총서 - 15 - 운문록(상)
P. 147

운문록 中 147


               50.
               스님께서 어느 땐가 불자를 세우더니 말씀하셨다.

               “여기에서 들어갈 곳을 얻으니 괴이하게 되었구나.일본에서
            선(禪)을 설명하니 33천에서 어떤 사람이 나와서 ‘음음[吽吽]’하고
            창고지기[特庫兒]는 형틀을 걸머지고 죄상을 고백한다.”

               51.
               “ 한 곳에 통하지 못하면 두 곳에서 힘[功]을 잃고,두 곳에서

            통하지 못하면 부딪치는 길마다 막히리라”한 옛사람의 말씀을 들
            려주고는 주장자를 잡아 세우면서 말씀하셨다.

               “산하대지와 모든 부처님이 다 이 주장자 끝에 있는데 무슨 막
            힘이나 걸림이 있으랴.지금 이렇게 밝은데 어둠은 어디로 갔겠느
            냐?이 밝음 그대로가 어둠인데 일체 중생은 색공․명암(色空明暗)

            에 막히어 거기서 생멸하는 법이 있다고 보게 된다.”
               52.

               “ 여섯 가지 신통묘용은 공하면서 공하지 않고 한 덩이 두렷한
            빛은 색이면서 색이 아니네”하신 일숙각의 게송을 들려주고는 불

            자를 잡아 세우더니 말씀하셨다.
               “이것이 색이면서 색이 아닌 두렷한 빛인데 무엇을 색이라 부
            르느냐?내게 한번 가져와 보아라.”

               53.

               “ 모든 사물 속에서 나를 알아보고 시끄러운 시장 안에서 천자
            를 알아보아라”하신 협산스님의 말씀을 들려주고는 말씀하셨다.
               “두꺼비가 그대 귀속으로 들어가고 독사가 그대 눈알을 뺀다.
   142   143   144   145   146   147   148   149   150   151   15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