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48 - 선림고경총서 - 15 - 운문록(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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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선 말 속에서 알아내도록 하라.”

               54.
               “ 시방부처의 한 길 열반문”이라는 구절을 들려주고는 말씀하셨
            다.

               “그대가 모른다면 대식국(大食國)사람이 너의 속눈썹 안에서
            향약(香藥)을 팔고 있으리라.”

               55.
               “ 둘도 없고 둘로 나뉨도 없으니 차별도 없고 끊김도 없기 때문

            이다”한 반야경 의 한 구절을 들려주고는 이어서 법당 앞 돌기
            둥을 가리키면서 말씀하셨다.
               “반야경 과의 거리가 얼마나 되겠느냐?”

               56.
               “ 경전이나 주문,온갖 언어문자는 하나도 실다운 모습과 어긋

            나지 않는다”한 경(經)의 한 구절을 들려주고는 주장자를 들고 말
            씀하셨다.

               “이것이 무엇이냐?주장자라고 한다면 지옥으로 들어갈 것이며,
            주장자가 아니라면 무엇이겠느냐?”
               57.

               스님께서 하루는 불자를 잡고 한 번 흔들더니 말씀하셨다.
               “해와 달,뭇 별들이 땅 위에 쫙 깔렸다.보이느냐?”

               한참 잠자코 있다가 몸을 일으키면서 말씀하셨다.
               “얼마 있다가 그대의 눈동자가 튀어나올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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