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50 - 선림고경총서 - 15 - 운문록(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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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대는 어쩌면 그렇게도 쇠말뚝 같으냐.”
와관스님이 절에 머무른 뒤 설봉스님이 찾아가 차를 마시며 이
야기하다가 설봉스님이 말씀하셨다.
“당시 덕산스님 회상에 있으면서 나무를 찍던 일은 어떠하였
소?”
“ 선사(先師)께선 당시에 나를 인정하였다오.”
“ 스님은 선사를 너무 빨리 떠나 왔소.”
그때 앞에 물 한 발우가 있었는데 설봉스님이 물을 가져오라고
하여 와관스님이 바로 설봉스님에게 건네주었더니,설봉스님은 받
자마자 물을 확 뿌렸다.
스님께서는 이 이야기를 들려주고 대신 말씀하셨다.
“양민을 짓눌러 천민을 만들지 마십시오.”
61.
“ 재(齋)를 지내고서 호떡을 한 입 깨물더니 말씀하셨다.
“제석의 콧구멍을 물어뜯었더니 제석이 아야,아야!하는구나.”
다시 주장자로 가리키면서 말씀하셨다.
“여러분의 발꿈치 아래서 석가부처님으로 변하였다.보이느냐,
보여?염라대왕이 내 말을 듣고 하하 하고 크게 웃으면서 말하기
를,‘스님이 맞는다면 내 그를 어찌하지 못하겠지만 맞지 않는다
면 다 내 손아귀에 있다’고 하는구나.”
62.
스님께서 언젠가는 주장자로 선상을 한 번 치더니 말씀하셨다.
“그대가 제대로 된 사람이라면 소리를 듣고 여기에서 대뜸 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