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51 - 선림고경총서 - 15 - 운문록(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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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문록 中 151
달을 것이니,그리고 나서는 산하대지와 일월성신 모두가 무슨 허
물이 있겠느냐?”
63.
“ 티끌 하나 일자마자 온 누리를 다 받아들인다”하신 낙포(洛
浦)스님의 게송을 들려주고는 말씀하셨다.
“조과(鳥窠)*스님이 실 한 오라기를 뽑아드니 누군가가 그 자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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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서 깨닫는군.”
64.
“ 3신 4지(三身四智)는 체중원(體中圓)이고,8해 6통(八解六通)은
심지인(心地印)이다”하신 일숙각의 말씀을 차를 마시는 때에 들려
주고는 “차를 마실 땐 심지인이 아니다”하셨다.
곧이어 주장자를 잡고 말씀하셨다.
“우선 이것부터 알아내도록 하라.”
65.
한 스님이 설봉스님에게 물었다.
“무엇이 보이는 것마다 보리(菩提)라는 것입니까?”
“ 법당 앞에 잘생긴 돌기둥이다.”
다른 곳에서는 “법당 앞 돌기둥이 보이느냐?”하셨다.
*조과 도림(鳥窠道林)스님에게 회통(會通)시자라는 이가 있었는데,하루는 떠난
다고 하직을 하니 도림스님이 말하였다.“어디로 가려는가?”“저는 법을 알기
위해 출가하였는데 스님께서 가르쳐주시지 않으므로 이제 여기저기 다니면서
불법을 배우고자 합니다.”“불법쯤이라면 내게도 약간은 있다.”“무엇이 스님
의 불법입니까?”“도림스님은 몸에서 실올[布毛]을 하나 뽑아서 불어 날리니
회통시자는 여기서 묘한 이치를 깨달았다.그리하여 포모시자(布毛侍者)라는
별명이 붙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