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77 - 선림고경총서 - 15 - 운문록(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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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문록 中 177


            발,나한(羅漢)스님의 서자(書字)*,그리고 모든 부처님의 출신처를
                                        31)
            묻는데 동산(東山)이 물위로 간다 한 화두를 들려주면서 “이 모두

            가 본분[向上]의 경계다”라고 하셨다.
               133.

               스님께서 시중하셨다.
               “눈에 닿는 대로 막히지 않고 개념[名身]이나 설명[句身]등 모
            든 것이 공함을 안다 하자.그리하여 산하대지는 명칭일 뿐이며

            그 명칭조차도 성립하지 못함을 통달한다면 삼매의 본성바다가 완
            전해졌다고 하겠지만 그렇다 해도 그것은 바람도 없는데 빙빙 도

            는 파도와 같다.
               “깨달음[覺]에서 앎[知]을 잊어버릴 수 있으면 깨달음 그대로가
            불성이니,이를 일 없는 사람[無事人]이라 부르나 여기에 다시 향

            상의 구멍 하나가 있음을 반드시 알아야만 한다.”
               134.

               스님께서 어느 땐가 말씀하셨다.
               “어느 곳이든 설법하지 않는 데가 없으니 종을 치고 북을 칠

            때도 아니라 하지는 못한다.만일 그렇다면 모든 곳이 있지도 않
            으며 또 모든 곳이 없지도 않다.”
               다시 말씀하셨다.




            *귀종 지상(歸宗智常)스님이 운력시간에 한 스님이 맷돌질하는 것을 보고 “맷
              돌은 그대가 돌리거니와 중쇠(중심에 박힌 축대)는 흔들지 말라”하니 그 스
              님은 말이 막혔다.
            *나한서자(羅漢書字)화두를         조정사원 에서는 앙산 혜적(仰山慧寂)스님의 ‘식
              자(識字)’화두로 설명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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