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84 - 선림고경총서 - 15 - 운문록(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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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면 손가락 하나도 까딱하지 못하리라.”
               그러자 어떤 스님이 물었다.

               “한 가닥 길을 놓아준다는 것은 어떤 경우입니까?”
               “ 종횡무진이다.”
               “ 놓아주지 않으면 손가락 하나도 까딱하지 못하리라 한 것은

            어떤 경우입니까?”
               “ 두루하다[普].”

               다시 한 스님이 이를 들려주며 스님에게 물었다.
               “어떤 것이 종횡무진입니까?”
               “ 내 나이 많은 것이 염려스럽다.”

               “ 무엇이 두루함입니까?”
               “ 하늘의 빛이 돌이켜 비춘다.”

               “ 무엇이 하늘의 빛이 돌이켜 비추는 것입니까?”
               “ 백골과 썩은 고기를 아는 사람이 적구나.”

               149.
               스님께서 언젠가는 이렇게 말씀하셨다.
               “한 덩이 두렷한 빛이 밝은 지가 오래되었구나.누구 질문할

            사람이 있느냐?”
               그러자 한 스님이 불쑥 물었다.

               “한 덩이 두렷한 빛이 밝은 지가 오래되었다는 뜻이 무엇인지
            요?”
               “ 인도에서는 목을 베고 팔을 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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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도에서는 논쟁을 하다가 자기의 오류를 시인하게 되면 분해서 자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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