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85 - 선림고경총서 - 15 - 운문록(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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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문록 中 185


               그리고는 다시 말씀하셨다.
               “수미산을 없애 버리고 법당 대들보를 들어 버린다.”

               150.
               스님께서 하루는 가사를 걸치면서 말씀하셨다.

               “나는 법신을 털어 버렸다.”
               다들 아무 대꾸가 없자 스님은 말씀하셨다.
               “나에게 묻도록 하라.”

               그러자 한 스님이 물었다.
               “스님께서 법신을 털어 버린 뜻은 무엇인지요?”

               “ 나도 그대가 친절하다는 것을 안다.”
               151.

               현사스님이 시중하셨다.
               “제방의 큰스님들이 모두가 중생들을 지도하여 이롭게 한다고
            말하는데 세 종류의 병든 사람이 찾아오면 어떻게 지도하겠느냐?

            봉사 병을 앓는 사람은 백추를 잡고 불자를 세워도 보지 못할 것
            이며,귀머거리 병을 앓는 사람은 언어삼매(言語三昧)를 듣지 못할

            것이며,벙어리 병을 앓는 사람에겐 말 좀 해보라 해도 하지 못할
            것이다.이들을 어떻게 지도하겠느냐?이 사람들을 지도하지 못한
            다면 불법은 영험이 없으리라.”

               한 스님이 이를 들려주며 자세한 설명을 청하자 스님께서는
            “그대는 절을 하라”고 말씀하셨다.

               그 스님이 절하고 일어나는데 스님이 주장자로 밀치니 그 스님
            이 뒤로 물러나자 말씀하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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