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86 - 선림고경총서 - 15 - 운문록(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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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대는 봉사 병을 앓지는 않는구나.”
다시 앞으로 가까이 오라고 부르니 그 스님이 가까이 가자 말
씀하셨다.
“그대는 귀머거리 병을 앓지도 않는구나.”
이어서 주장자를 일으켜 세우더니 말씀하셨다.
“알겠느냐?”
“ 모르겠습니다.”
“ 벙어리 병을 앓지도 않는구나.”
그 스님은 여기에서 깨우친[省]바가 있었다.
152.
“ 말 한마디 꺼내자마자 온 누리가 다 거두어진다”한 옛사람의
말을 들려주며 말씀하셨다.
“말해 보라.이 무슨 말이냐?”
그리고는 스스로 “봄새가 울 때 서쪽 고개로 오른다”하시고는
어떤 스님더러 “그대가 나에게 물으라”하셨다.그 스님이 “무슨
말씀입니까?”하고 묻자 스님은 “아[噫]”하고 탄식했다.
153.
“ 모든 언어는 제바종(提婆宗)*이며,이로써 주체를 삼는다”한
33)
마대사(馬大師:강서 마조스님)의 말씀을 들려주고는 말씀하셨다.
“좋은 말이다만 묻는 사람이 없구나.”
그러자 한 스님이 물었다.
“무엇이 제바종입니까?”
*제바종:제바는 인도 외도였는데 뒤에 용수에게 귀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