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90 - 선림고경총서 - 15 - 운문록(상)
P. 190
190
“국 찌꺼기와 쉰 밥은 이미 누군가가 먹어 버렸습니다.”
스님께서는 이 이야기를 들려주고 앞의 말에 대해 달리 말씀
[別語]하셨다.
“부딪쳤다 하면 바로 똥냄새가 나는구나.”
뒷말을 대신하여 말씀하셨다.
“하늘을 뚫는 독수리라 여겼는데 알고 보니 죽은 물속의 두꺼
비였습니다.”
162.
소산(韶山)스님이 한 스님의 속셈을 떠보느라고 이렇게 말하였
다.
“말 잘하는 백두인(白頭因)이 아니냐?”
백두인이 대답하였다.
“부끄럽습니다.”
“ 그래 입이 얼마나 되느냐?”
“ 온몸 전부입니다.”
“ 그렇다면 똥오줌은 어디로 싸겠느냐?”
“ 스님 입 속에다 싸겠습니다.”
“ 내게 입이 있다면 내 입 속에다 싸겠지만 내게 입이 없으면
어디에 누겠느냐?”
대꾸가 없자 소산스님은 별안간 후려쳤다.
스님께서는 이 이야기를 들려주며 대신 말씀하셨다.
“이런,말에 떨어진 중 같으니,몽둥이 30대는 맞아야겠구나.”
또 한마디 대신 말씀하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