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93 - 선림고경총서 - 15 - 운문록(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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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문록 中 193
었다.
“내가 보이느냐?”
그 스님이 말했다.
“보이지 않습니다.”
“ 나에게 호떡 값을 되돌려다오.”
그 스님은 대꾸가 없었다.
스님께서는 이 이야기를 들려주고 대신 말씀하셨다.
“스님께서는 호떡 화로에 절이나 하십시오.”
168.
한 스님이 조주스님에게 물었다.
“무엇이 묘봉 꼭대기[妙峰頂]입니까?”
“ 대답하지 않겠다.”
“ 어째서 대답하지 않습니까?”
“ 대답한다면 평지로 떨어지기 때문이다.”
스님께서는 이 이야기를 들려주고 대신 말씀하셨다.
“구지화상(俱胝和尙).”*
34)
169.
장경스님이 막 찾아오는 한 스님을 보더니 “어쩌면 이렇게 무
례할 수 있느냐?”하셨다.
스님께서는 이 이야기를 들려주고 대신 말씀하셨다.
“제가 잘못했습니다.”
*구지화상:무주(婺州)금화산 실제(實際)스님.불일 천룡(佛日天龍)스님이 손
가락을 들어 보이는 것을 보고 깨쳤으며 납자들을 지도할 때 항상 손가락 하
나만 들어 보일 뿐 다른 말은 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