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21 - 선림고경총서 - 16 - 운문록(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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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문록 下 121
“저 때문에 그렇게 하였습니다.”
70.
스님은 법당 앞 큰 기둥[露柱]을 가리키면서 동경(東京)의 스님
에게 물었다.
“너의 고향에도 이런 것이 있느냐?”
“ 있습니다.”
“ 무어라고 부르느냐?”
“ 기둥[露柱]이라고 부릅니다.”
“ 서너 집 되는 촌마을 늙은이도 그 정도는 말할 줄 알겠다.”
대꾸가 없자 대신 말씀하셨다.
“진짜[本色]입니다.”
71.
한 스님이 찾아오는 것을 보더니 스님께서 주먹을 들고 치는
시늉을 하자 그 스님도 가까이 앞으로 와서 받는 시늉을 하였다.
스님께서 한 번 후려쳤는데도 대꾸가 없자 대신 말씀하셨다.
“당장 나가십시오.”
다시 “채(彩)하나,새(賽:놀음하는 주사위)둘……”하더니 또
대신 말씀하셨다.
“행동은 재앙을 부르는 원인입니다.”
또 말씀하셨다.
“거듭거듭 위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72.
한 스님에게 물었다.
“어디 갔다 오느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