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26 - 선림고경총서 - 16 - 운문록(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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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모르겠습니다.”
               “ 우선 글공부부터 하여라.”
               대신 “선사는 좌주(座主)속이시기를 좋아하는군요”하더니 다

            시 “훔발(吽口發)”하고 또 말씀하셨다.
               “유마경 의 머리, 법화경 의 꼬리.”

               82.
               어떤 스님이 하직하자 스님께서 말씀하셨다.
               “어디로 가려느냐?”
               “ 호남으로 가렵니다.”

               “ 앞에 나루터를 건너기 어려울 텐데.”
               “ 저에겐 몸에 지니고 다니는 신분증이 있습니다.”
               “ 이것이로구나.상대인(上大人)을 외워 보아라.”

               대꾸가 없자 대신 말씀하셨다.
               “조그만 촌구석은 말할 게 못 됩니다.”
               다시 말씀하셨다.

               “스님께서는 지나치십니다.”
               그리고는 앞의 말에 대신하여 “그러면 안녕하십시오”하고는
            나갔다.

               83.
               스님이 새로 온 사람에게 물었다.
               “신분증은 가져왔느냐?”

               “ 어떤 사람이 벌써 질문했는걸요.”
               “ 상대인(上大人)을 외우는구나.”
               “ 착각하지 마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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