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25 - 선림고경총서 - 16 - 운문록(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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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문록 下 125


               79.
               스님께서는 운력하면서 땔감창고로 들어가더니 말씀하셨다.
               “늙은이는 쓰지 않겠다.늙은이가 있느냐?”

               한 스님이 “있습니다”하자 스님께서 말씀하셨다.
               “어디 있느냐?”
               그가 한 스님을 밀쳐내자 스님께서 말씀하셨다.
               “이 사람은 오히려 후배인걸.”

               대꾸가 없자 대신 말씀하셨다.
               “그렇다면 운력을 집어치워야 할 것입니다.”

               80.
               스님께서 차를 마시면서 말씀하셨다.
               “누가 찻잔을 받겠느냐?”
               어떤 스님이 즉시 받자 스님께서 말씀하셨다.

               “촌 늙은이가 동지(冬至)에 절을 하는군.”
               대꾸가 없자 대신 말씀하셨다.
               “인의(仁義)를 실천했을 뿐인데 도리어 몸에 재앙을 불러들였습

            니다.”
               81.
               어떤 스님이 찾아와 뵙자 스님께서 물었다.

               “강론을 들으러 온 적이 있느냐?”
               “ 있습니다.”
               “ 현재 유식론(唯識論)을 설명하고 있다는데 그렇느냐?”

               “ 그렇습니다.”
               “ 비비상천(非非想天)은 무엇을 설명하느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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