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28 - 선림고경총서 - 16 - 운문록(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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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시 말씀하셨다.
               “봄 차를 땄기 때문에 노력이 파묻히지 않았다.”

               86.
               어떤 스님이 하직하자 스님께서 말씀하셨다.
               “어디로 가려느냐?”
               “ 건상(虔上)으로 가렵니다.”

               “ 썩은 나무 등걸이나 치는 놈아.”
               대신 “안녕히 계십시오”하더니 다시 말씀하셨다.
               “떠날 시간이다.”

               87.
               보리 말리는 일을 하면서 한 스님에게 물었다.
               “다 말렸느냐?”

               “ 끝냈습니다.”
               “ 만두는 씹는 대로 씹힌다.이것을 떠나지 말고 한마디 해보
            라.”

               대신 말씀하셨다.
               “햇보리로 만든 국수는 조금만 먹어야지요.”
               다시 말씀하셨다.

               “삼사(三事)가 호떡과 설탕떡을 찐다.”
               88.
               한 스님에게 물었다.

               “무슨 경전을 보느냐?”
               “현양성교론(顯揚聖敎論)을 봅니다.”
               “ 조금 전에 했던 질문을 어째서 반조하지 못하느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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