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31 - 선림고경총서 - 16 - 운문록(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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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문록 下 131


               대신하여 “스님의 자비를 깊이 알았습니다”하더니 다시 “말장
            난이다”하고는 또 말씀하셨다.
               “하마터면 별것 아닐 뻔하였군요.”

               93.
               장경(藏經)을 보수하는 자리에서 한 스님에게 물었다.
               “무엇이 장경이냐?”

               스님이 “네”하자 스님께서 말씀하셨다.
               “그것은 장경의 주각[脚]이다.나에게 장경을 다오.”
               대꾸가 없자 대신 말씀하셨다.

               “어찌 장경을 보수하지 않겠습니까?”
               다시 말씀하셨다.
               “옥(玉)이로다.”

               94.
               새로 온 사람에게 물었다.
               “어디서 여름 결제를 지냈느냐?”

               “ 운개사(雲蓋寺)에서 지냈습니다.”
               “ 사람들이 얼마나 있었느냐?”
               “ 70명이었습니다.”

               “ 너는 왜 그 축에 끼지 않았느냐?”
               대신 말씀하셨다.
               “새로 온 처지라 아직 받아들이지 못했습니다.”

               다시 말씀하셨다.
               “오래 머무르면 진심(嗔心)이 나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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