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38 - 선림고경총서 - 16 - 운문록(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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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산에 도착하기도 전에 스님의 보살핌을 받았습니다.”
               뒷말에 대신하였다.
               “제가 더 그렇습니다.”

               107.
               스님께서 산으로 돌아와 대중들의 참례를 받고 나서 말씀하셨
            다.

               “내가 산을 떠난 지 67일이 되었다.그 동안 무슨 일이 있었느
            냐?”
               대중이 대꾸가 없자 스님께서 대신 말씀하셨다.

               “스님께서는 서울 갔다 오셨으면서 선물[信物]도 없군요.”
               다시 말씀하셨다.
               “스님께선 서울에서 국수 많이 잡수셨겠네요.”

               108.
               스님 몇이 찾아와 참례하자 물었다.
               “무엇 하러 왔느냐?”

               “ 땔감 나르려고 왔습니다.”
               “ 북쪽으로 돌아가거라.노승을 저버려선 안 된다.”
               대꾸가 없자 다시 말씀하셨다.

               “이리 좀 와라.바보 셋이 함께 지혜로운 이 하나를 만들면 어
            떻겠느냐?”
               대신 말하였다.

               “한 뙈기 땅[一畝地]이지요.”
               앞의 말을 대신하여 말씀하셨다.
               “일 하나를 겪지 않으면 지혜 하나가 늘지 못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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