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43 - 선림고경총서 - 16 - 운문록(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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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문록 下 143
“스님께서 주장자가 필요하면 말씀하십시오.”
117.
설날 큰방에서 차를 달여 마시면서 스님께서 한 스님에게 물었
다.
“나한재(羅漢齋)를 열면 하늘에 태어날 복을 얻는다.밥은 먹었
느냐?”
대꾸가 없자 스님께서 말씀하셨다.
“네가 나에게 묻거라.내 말해 주리라.”
그 스님은 질문하였다.
“왜 그렇게 말씀하십니까?”
“ 이제까지는 편안하질 못하더니 지금에야 똥을 누었다.”
앞의 말을 대신하여 말씀하셨다.
“시주뿐만 아니라 저도 복을 받습니다.”
118.
북소리를 듣더니 한 스님에게 물었다.
“북은 누구를 위해서 치느냐?”
말이 없자 스님께서 말씀하셨다.
“네가 나에게 묻거라.”
그 스님이 그대로 질문을 하자 스님께서 말씀하셨다.
“북을 치는 것은 3군(三軍)을 위해서지 너희들을 위해서가 아니
다.”
대신 말하였다.
“땔감을 준비하지 못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