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42 - 선림고경총서 - 16 - 운문록(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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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 어떤 스님이 물었다.
“어째서 저는 가질 수 없는지요?”
“ 사람 바보 만드는군.”
대신 말씀하셨다.
“저는 그래도 괜찮습니다.”
앞의 말을 대신하여 말씀하셨다.
“채(彩)둘에 새(賽)하나…….”
115.
한 스님에게 물었다.
“옛사람이 말씀하시기를,‘반드시 한마디 말끝에 깨달아야 한
다’고 하였는데 어떠하냐?”
“ 반드시 한마디 말끝에 깨달아야만 합니다.”
“ 너는 무엇 때문에 콧구멍 속에서 나에게 대꾸하느냐?”
“ 저의 어떤 점이 콧구멍 속에서 대꾸하는 것입니까?”
“ 꿈에서인들 보겠느냐?”
대신 말씀하셨다.
“저는 처음을 조심할 터이니 스님께선 끝을 지키십시오.”
다시 “남가일몽(南柯一夢)이로다”하더니 “조금만 먹어라”하고
는 또 말씀하셨다.
“계문(戒文)을 조금도 어기지 않아야 한다.”
116.
스님께서 시자에게 물었다.
“손님이 찾아오면 무엇을 가지고 대접하려느냐?”
대꾸가 없자 대신 말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