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39 - 선림고경총서 - 16 - 운문록(하)
P. 139
운문록 下 139
109.
공양하면서 말씀하셨다.
“오늘 밥을 먹으면 천화(遷化)하지 못하리라.죽 늘어놓고 창의
(唱衣)를 하겠느냐?”
대꾸가 없자 다시 말씀하셨다.
“너희들이 나에게 묻거라.”
한 스님이 그대로 물었다.
“무엇을 가지고 창의하지요?”
스님께서 말씀하셨다.
“어느 세월에 더듬어나 보겠느냐?”
다시 말씀하셨다.
“내 너희들에게 변변찮은 말을 해주리니 다시 묻도록 하라.”
그 스님이 다시 묻자 스님께서 두 손으로 주발을 들고 말씀하
셨다.
“이는 정주(定州)의 차그릇이다.한 번 부르면 30푼[文]이다.”
앞의 말을 대신하여 말씀하셨다.
“백전(百錢)은 족히 되겠습니다.”
110.
공양하면서 한 스님에게 물었다.
“말해 보라.사람이 밥을 먹느냐,밥이 사람을 먹느냐?”
대꾸가 없자 스님께서 말씀하셨다.
“네가 나에게 묻거라.말해 주리라.”
그 스님이 그대로 질문하자 스님께서 말씀하셨다.
“너의 대답에 감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