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44 - 선림고경총서 - 16 - 운문록(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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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9.
스님이 앉아 있는데 어떤 스님이 불쑥 올라왔다.스님께서 말
씀하셨다.
“무엇 하려고?”
“ 법문을 더 해주십사 합니다.”
“ 그래,무슨 의심이 있느냐?”
“ 제가 전번에 스님께 ‘일숙각이 땔감을 날랐습니까,땔감이 일
숙각을 날랐습니까?’하고 물었습니다.”
그러자 스님께서는 의자를 세 번 치더니 말씀하셨다.
“너는 어떻게 이해하느냐?”
“ 모두가 그때그때 상황 따라서입니다.”
스님께서 이에 주먹을 걷어붙이면서 말씀하셨다.
“한 판 붙어 보겠느냐?”
대꾸가 없었다.다음날 그 스님이 다시 올라왔을 때,마침 스님
은 세수를 하던 참이었다.스님은 물그릇을 그에게 건네주면서 말
씀하셨다.
“부엌으로 보내라.”
그 스님이 보내고 돌아오자 스님은 그가 오는 것을 보더니 뒷
문으로 빠져나갔다.그 스님은 말하였다.
“와서 법문을 청했다가 도리어 그릇만 하나 얻었네.”
120.
한 스님에게 물었다.
“무엇이 조용하기만 한 한마디냐?”
“ 뉘라서 감히 나서겠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