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48 - 선림고경총서 - 16 - 운문록(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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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를 위해 줄 몫도 있습니다.”
               130.

               스님이 한 스님에게 물었다.
               “요즈음 어디에서 떠나 왔느냐?”
               “ 사도(査渡)에서 왔습니다.”
               “ 여름 결제는 어디서 지냈느냐?”

               “ 호남의 보자사(報慈寺)에서 지냈습니다.”
               “ 언제 그곳을 떠났느냐?”
               “ 작년 8월입니다.”

               “ 너에게 곤장 30대를 때려야겠다.”
               다음날 그 스님이 다시 올라와서 문안드리고 물었다.
               “어제는 스님께 몽둥이 석 대를 맞았습니다만 무엇이 잘못되었

            는지를 모르겠군요.”
               “ 밥통아,강서 호남에는 무엇 하러 가느냐?”
               그 스님은 이 말끝에 크게 깨닫고 드디어 말하였다.

               “저는 이제부터 사람 없는 곳에 오두막을 짓고 살면서 한 톨의
            쌀도 쌓아 두지 않고 한 포기 채소도 심지 않겠습니다.그리고는
            시방에 왕래하는 선지식을 접대하면서 그들의 못과 쐐기를 뽑아
            주고 기름때 묻은 모자를 벗겨 주며,겨드랑 냄새나는 베장삼을

            벗겨 주겠습니다.그리하여 그들을 말끔한 납승이 되게 한다면 어
            찌 훌륭하지 않겠습니까?”
               “ 밥통이 몸은 야자[椰]만한데 입은 크게도 벌리는구나.”

               131.
               한 스님에게 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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