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49 - 선림고경총서 - 16 - 운문록(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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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문록 下 149
“불법에도 길고 짧음이 있느냐?”
“ 이 발[簾]은 길이가 다섯 자입니다.”
“ 이것은 발이고 저것은 불법이다.”
“ 무엇을 주렴이라 부르십니까?”
“ 헛된 말이나 지껄이는 놈이로구나.”
132.
하루는 공양이 늦어져서 스님 하나가 부엌을 살피며 서 있었다.
스님이 보고는 방망이로 한 대 쳤다.그가 머리를 돌리자 스님께
서 말씀하셨다.
“문수․보현이 향적세계(香積世界)로 가는구나.”
133.
한 스님에게 물었다.
“무슨 경전을 보느냐?”
“반야경 을 봅니다.”
“ 무엇이 청정이냐?”
“ 스님과는 문답이 끝났습니다.”
“ 어느 세월에 꿈엔들 보겠느냐?”
다시 말씀하셨다.
“이리 좀 와 봐라.다시 너에게 이야기해 주겠다.모기장 안에
몸을 숨기니 동해바다의 물고기가 팔딱 뛰어 33천(三十三天)으로
올라간다.어떠냐?”
“ 스님께서 그렇게 말씀하신다면 되었습니다.”
“ 이런 사기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