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54 - 선림고경총서 - 16 - 운문록(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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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가 갑자기 일어나더니 나가 버리자 대신 말씀하셨다.
               “대중은 스님을 저버리진 못합니다.”

               150.
               스님께서 말씀하시기를,“불법에 굉장한 것이 있다지만 뜸 뜬
            상처가 아플 뿐이구나”하더니 대신 말씀하셨다.
               “뜸 뜬 상처가 아픈 것은 그래도 괜찮지요.”

               151.
               하루는 말씀하시기를,“깊은 구덩이에 빠져서도 남을 해치지

            않는다”하더니 대신 말씀하시기를,“옳으신 말씀입니다”하더니
            다시 말씀하셨다.
               “저는 무엇이 좋고 나쁜지를 압니다.”

               152.
               언젠가는 말씀하시기를,“옛사람은 ‘말을 꺼냈다 하면 바뀐다’
            하였는데 어떠냐?”하더니 대신 말씀하셨다.

               “모양 보고 사람을 판단하시는군요.”
               153.
               하루는 말씀하시기를,“갑자기 맥지[驀點]하는 경계는 어떤 경

            계이더냐?”하더니 대신 말씀하셨다.
               “두꺼비라고 말해서는 안 됩니다.”

               154.
               언젠가는 말씀하시기를,“내 잘못이 아니로다”하고 불쑥 일어
            나더니 대신 말씀하셨다.
               “어떤 일이든 자기 혼자 일어나는 법은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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