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13 - 선림고경총서 - 17 - 양기록.황룡록
P. 113

황룡록 113


               “장공(張公)이 술을 마셨는데 이공(李公)이 술에 취한다.”
               “ 원,무슨 말씀을,용두사미로군요.”

               “ 노승이 오늘은 손해를 보았다.”
               이에 대해 스님께서 말씀하셨다.
               “경청스님이 손해본 것은 묻질 않겠다.그대 납자들이여!무엇

            이 명교스님이 손해본 곳이더냐?가려낼 사람이 있다면 문수의 머
            리는 하얗고 보현의 머리는 까맣겠지만,가려내지 못한다면 오늘

            은 내가 손해를 보리라.”
               그리고는 법좌에서 내려오셨다.


               11.

               늑담(泐潭)스님이 편지를 보내오자 그 일로 상당하여 이런 말씀
            을 하셨다.
               “5조 사계(五祖思戒)스님이 지문(智門)스님의 편지를 가지고 덕

            산(德山)스님에게 도착하였더니 원명(圓明)스님이 편지를 받고는
            물었다.

               ‘이것은 지문(智門)스님의 것이니 어느 것이 바로 심부름꾼의
            것이냐?’
               오조스님은 곧장 올라가 덕산스님을 보면서 말하였다.

               ‘앞 사람을 보려 한다면 우선 심부름꾼을 관찰하십시오.’”



               그리고는 이렇게 말씀하셨다.
               “옛사람은 산 너머로 연기만 보아도 바로 불이라는 것을 알았
            다는데 나는 그에 비해 얼마나 다행인가.늑담스님께서 영광스런
   108   109   110   111   112   113   114   115   116   117   1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