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15 - 선림고경총서 - 17 - 양기록.황룡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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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룡록 115


            구나.알쏭달쏭한 선문답도 모르는데 나무 밑에서 죽은 토끼를 기
            다리는 이야기를 누구에게 들려주랴.”

               그리고는 법좌에서 내려오셨다.


               14.
               상당하여 말씀하셨다.

               “3현3요(三玄三要)와 5위군신(五位君臣)과 4종장봉(四種藏鋒)*과
                                                                     4 )
            8방주옥(八方珠玉)을 30년 전에는 다투어 구하느라 저마다 날카로

            운 기량[機鋒]을 드러냈었다.그러나 지금은 태평스러워져 소박 순
            수함으로 되돌아가 사람마다 다 가지고 있다.
               산도 푸르고 물도 푸른데 흰 구름 깊은 곳이로다.3의(三衣)와

            한 벌 누더기를 만들 뿐,만사에 생각 없는데 무얼 염려하랴.”
               선상을 치더니 법좌에서 내려오셨다.


               15.

               영가대사(永嘉大師)는 말하였다.
               “강과 바다에 다니고 산과 개울을 건너 스승을 찾고 도를 묻는

            것으로 참선이라 하다가 조계의 길[曹溪路]을 알고부터는 생사가
            나를 어찌하지 못함을 분명히 알았다네.”



               스님께서 상당하여 이 이야기를 들려주고는 말씀하셨다.
               “여러 스님들이여!어느 것이 돌아다닌 산천이며,어느 것이 찾

            아다닌 스승이며,어느 것이 참구할 선이며,어느 것이 물을 도이

            *4종장봉:경․율․론 3장에 잡장(雜藏)이나 주장(呪藏)을 더한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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