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55 - 선림고경총서 - 17 - 양기록.황룡록
P. 55
양기록 55
相頭]하리라.”
5.
상당하여 말씀하셨다.
“마음은 6근(六根)이며 법은 6진(六塵)이다.이 두 가지는 마치
거울에 낀 때와 같아서 때가 다할 때 빛이 비로소 나타나듯,마음
과 법을 둘 다 잊으니 성품 그대로가 진실이다.”
그리고는 선상을 손으로 한 번 치고는 말씀하셨다.
“산하대지가 어디에 있느냐.자,남에게 속지 않을 한마디를 무
어라고 하겠느냐?말할 수 있다면 네거리에서 한마디 해보아라.
없다면 내가 오늘 손해를 보았다.”
6.
상당하여 “한 티끌 일기만 하면 온 누리를 다 거둬들인다”하
더니 주장자를 잡아 세우면서 말씀하셨다.
“수미산 위에서 말을 달리고 큰 바다 속에서 깡충 뛰나 시끄러
운 시장 가운데서 홀연히 이것에 부딪치고서야 사람들은 그것이
있음을 안다.
말해 보라.깜깜한 속에서 바늘을 뚫는 한 구절을 무어라고 하
겠는가?”
한참 잠자코 있다가 말씀하셨다.
“평소에 입을 자주 열려 하지 않음은 온몸에 누더기를 입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