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94 - 선림고경총서 - 17 - 양기록.황룡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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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4양기록․황룡록


            하는 사람도 없구나.
               근본종지와 삿되고 바름을 밝히고 분별하려느냐.삿됨과 바름

            을 분별할 수 있는 사람이 있다면 나와서 선상을 밀쳐 거꾸러뜨리
            고 소리를 쳐 대중을 해산해라.이 또한 그 납승에게 화풀이하게
            해주는 것이다.분별해 내지 못한다면 내년에 새 가지가 돋아나

            쉴새없이 봄바람에 흔들리리니 기다려 볼 일이다.”
               그리고는 법좌에서 내려오셨다.


               2.

               상당하여 말씀하셨다.
               “손바닥의 마니(摩尼)구슬은 갖가지 색깔 따라 빛이 나뉘고,하

            늘에 걸린 보배달은 천강에 달그림자를 드리운다.
               여러 납자들이여!한 번 묻고 한 번 답하며,방망이 한 대,할
            한 번 하는 것이 다 빛 그림자[光影]이며,밝고 어두우며 잡고 놓

            아줌이 다 빛 그림자이며,산하대지도 빛 그림자이며,일월성신도
            빛 그림자이며,3세 모든 부처님과 일대장교,나아가서는 모든 큰

            조사와 천하의 훌륭하신 화상과 문 두드리는 기와쪽 따위 천차만
            별까지도 모두 다 빛 그림자이다.
               말해 보라.무엇이 마니구슬이며 무엇이 보배달인지를.마니구

            슬과 보배달을 모르고서 말[言句]을 기억하여 빛 그림자를 그것이
            라고 잘못 안다면 마치 바다에 들어가 모래를 헤아리고 벽돌을 갈

            아 거울을 만들려는 격이니 그 수를 다 헤아리고 밝은 거울을 만
            들려 하나 만부당한 일이다.
               듣지도 못하였느냐?‘문자의 의미를 널리 찾음은 거울 속의 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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