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18 - 선림고경총서 - 18 - 조주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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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8 조주록 하


               “가난하지 않다.”
               “ 스님께 구걸하는 걸 어찌하시겠습니까?”
               “ 다만 가난을 지킬 뿐이다.”



               한 스님이 물었다.
               “무변신보살은 무엇 때문에 여래의 정수리를 보지 못합니까?”
               “ 엷은 비단을 대고 보는 것과 같다.”
               한 스님이 물었다.

               “하늘 무리들의 감로수는 어떤 사람이 마십니까?”
               “ 그대가 갖다 주어서 고맙다.”


               한 스님이 물었다.

               “하늘과 땅을 초월한 사람은 누구입니까?”
               “ 그런 사람이 있거든 곧 와서 알려다오.”


               한 스님이 물었다.

               “무엇이 가람입니까?”
               “ 절 문과 법당이다.”
               “ 무엇이 나지도 않고 없어지지도 않는 것입니까?”
               “ 본시 나는 것이 아니니 지금이라고 없어지는 것도 아니다.”



               한 스님이 물었다.
               “누가 조주의 주인공입니까?”
               “ 대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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