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19 - 선림고경총서 - 18 - 조주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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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상 당(나머지 말) 119
한 스님이 물었다.
“무엇이 급한 일인지 스님께서 말씀해 주십시오.”
“ 오줌 누는 것이 작은 일이긴 하나 내가 몸소 가야만 되는 일이
다.”
한 스님이 물었다.
“무엇이 장육 크기의 부처님 몸[丈六金身]입니까?”
“ 겨드랑이에 옷깃을 달아라.”
“ 저는 모르겠습니다.”
“ 모르겠거든 다른 사람에게 재단해 달라고 하여라.”
한 스님이 물었다.
“제게 의심이 있을 때는 어찌합니까?”
“ 큰 일이냐,작은 일이냐?”
“ 큰 일입니다.”
“ 큰 일이라면 동북쪽에서 보고,작은 일이라면 승당 뒤에서 보
라.”
한 스님이 물었다.
“어떤 이가 부처인 향상인(向上人)입니까?”
스님께서는 선상을 내려와 그의 얼굴을 위아래로 훑어보면서 말
씀하셨다.
“이 놈이 이만큼 크니 세 토막으로 내도 되겠다.무슨 향상과
향하를 묻느냐?”